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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분홍노루귀도 잠을 깨다

ehkoang은희광 2008. 4. 23. 22:28

 

며칠 동안 날씨가 좋더니

다시 비가 온다고 하네요.

그간 좋은 날씨에 봄이 성큼 다가와

이제 분홍노루귀까지 피었는데.


어제는 같은 마을 출신 선생님들의 모임인

교우회 총회에 갔다가 너무 권하는 바람에

술을 좀 했더니 목이 좀 아프네요.

오래가는 감기라 하더니 장난이 아닙니다.


 

♣ 노루귀꽃 숨소리 * 山詩·23 - 이성선


늦은 저녁 산에 귀 대고 자다


달빛 숨소리 부서지는

골짜기로

노루귀꽃 몸을 연다


작은

이 소리


천둥보다 크게

내 귀 속을

울려


아아


산이 깨지고

우주가 깨지고

 

 

♣ 연분홍 사랑* -  김종구


하늘과


땅은


천년, 만년 같이 살면서도

"사랑한다" 이 말은 차마 못하고

서로 보이지 않으면

번쩍번쩍 찾다가

우렁우렁 울다가

함께 젖어서는

그리움 전하는 빗줄기에

잠깐, 잠깐

수줍은 미소로 답하고 있다


 

♣ 분홍장미 - 안수동


그대

입속으로 가만히 불러 보는

이름만으로 벌써 수줍고

언뜻 스친 그림자에도

콧등 짜릿한 첫사랑

그 떨림


하얀 목선에 소롬 돋은 달콤한

너무도 달콤한 첫 키스의 전율

온 밤 내내 그리웠던 사랑 앞에서도

차마 고백 못하는 그리움의 색깔


어느 날 어느 곳에서

부르면 금방  뛰어 갈 불 켠 촛불로

그대 향해 엷게

 

 

♣ 분홍신 신고  - 노혜경


난 왜 발목에 집착할까

그 강을 건너올 때도 강물은 보이지 않고 발목만 보여


몸이 무거운 것은 즐거움이라며

내 몸은 강 이편에 쌀자루처럼 남아

퍼내도 퍼내도 아직 남았다는 듯 널부러지는데


가뿐히 앞서 가는 내 멋진 발목.

결국 우린 헤어지겠지

내 발목과 나는 남남이 되겠지


얘, 날 데리고 가렴


오오, 언니는 너무 무거워


싸우다 말고 훌쩍 건너가 버리는

내 발목이 정말 나를 버린 걸까

하다 보면 어느 새 데리러 오고


어느 새 헤어져 있고

 

 

♬ Woodland Echoes(숲의 메아리) - Addison P. Wyman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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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처 : 분홍노루귀도 잠을 깨다
글쓴이 : 김창집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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