휘영청 밝은 달이 하늘 높이 떠 기나긴 가을밤을 비추고 있네 서글픈 바람 서북에서 불어오고 귀뚜라미는 내 침상에서
우는고야 임은 저 멀리 싸움터로 가시고 나 홀로 빈 방만 지키고 있네 빈 방이야 한스러울 것 없다만 겨울옷 없는 임생각
안타까워라 |
皎皎天上月 照此秋夜長 悲風西北來 蟋蟀鳴我牀 君子遠行役 賤妾守空房 空房不足恨 感子寒無裳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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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하늘에 휘영청 밝은 저 달아 님 계신 곳일랑 비추지 말아다오 갑옷 입고 칼 찬 채 부대끼자면 성긴 그 베옷
얼마나 차갑겠니 임이 맨 처음 떠난다 할 때엔 돌아올 길 어렵다 생각이나 했을까 배회하며 서쪽만 바라보며는 이렇듯 애간장이
녹아 내리네 |
皎皎天上月 休照玉門關 金戈相磨戛 中夜絺綌寒 良人昔告別 豈謂歸路難 徘徊一西望 令我摧心肝 |
저 하늘에 휘영청 달이 밝더니 한밤에 내 방을 비쳐 주노라 이슬이 다듬이돌을 적시는만큼 방망이 소리에 슬픔이
뭍어나누나 오늘밤 이 수고를 사양할리 없지만 가신 님 어느 때나 돌아오실까 시름겨워 잠들지 못할 때면 구름 타고 훨훨
날아가고파 |
天上月皎皎 中宵入羅帷 白露裛淸碪 音響有餘悲 敢辭今夕勞 游子何時歸 沈憂不能寐 焉得凌雲飛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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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수 짠 비단을 다듬고 다듬어 눈 같이 흰 옷을 지었습니다 정성껏 싸서 변방으로 보내려니 흐느껴 우는 눈물 피가
됩니다 여자가 한번 시집을 가고 나면 한 평생을 그대로 살아야 한다 어이하여 내 팔짜 기박하게도 긴 세월 님을 두고
이별이런가 |
擣擣閨中練 裁縫如霜雪 緘題寄邊庭 中有淚成血 婦人得所歸 終始惟一節 云胡妾薄命 與君長相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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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름 속에 날아가는 저 기러기야 무슨 설움 있다고 슬피 우느냐 네가 나라면 편지 한 장 없겠니 부치려다 또 다시
망서려본다 바라노니 나랏일에 노력하시고 내 생각은 말라고 전하여다오 님께서 충성을 다하신다면 이 몸도 규중에서 몸
바치리다 |
嗈嗈雲間雁 飛鳴亦何哀 豈無一書札 欲寄復徘徊 願言各努力 賤妾不足懷 君亮執精忠 妾當死中閨 |